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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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인천~단동 그리고 압록강~천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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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춘석 댓글 3건 조회 27,685회 작성일 0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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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박7일간 여정의 피로를 풀고 이제 일상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나의 조국과 아담하고 전망좋고 시원한 나의 아파트가 너무 좋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한평생 살아오면서 이 조국에 태어나 답답했던 한편의 심정이 홀가분하게 정리된것 같다.
작년 4월 세계일보 주관 3박4일간 ‘주몽 유적지 문화탐방’과 7월 대마도 국경마라톤 대회를 참가한 바 있지만, 북쪽의 국경도시 단동에서 압록강변을 따라 달리며 유구한 우리 역사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고, 백두산 천지를 직접 올라가 보고 애국가와 함께 우리민족의 정기를 직접 느끼고 싶었던 소원을 성취하여 ‘백문이 불여일견’ 이제 여한없다. 현실이 더욱 소중하고 많은 장점이 있음에 감사하며 선진의식을 갖고 살아가련다.

<여행중 느낀점과 힘들었던 일>
** 단동훼리
대한민국 해군으로 900마일 해역과 영공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장기간 복무해온 입장에서 북한 수역을 통과하여 속이 후련했다.
갯벌이 광활하게 드러난 압록강 하구를 보며, 중국 단동시 남동항은 칙칙한 모습이었지만 부두의 거대한 크레인, 선박, 공장 등으로 경제산업의 역동을 느꼈으며, 훨씬 드넓은 북한쪽의 갯벌과 초록의 넓은 평야는 웬지 담담하고 안타깝기만 하였다.
귀국시는 출국시 강호동 일행이 사용했다는 423-10호 선실을 사용하게 되었고, 전망도 좋고 우리 일행 10명에게 알맞은 분위기였다. 10명 모두의 토론이 의미 있었고 특히, 한국해양대학교 최홍배 교수님의 한민족영토포럼 독도 강연이 감명깊었다.

** 호산장성
한국에서는 천리장성의 서쪽 시발점으로 보고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중국 만리장성의 동쪽 시발점이라고 하여 중국식으로 장성을 복원하였다 한다. 한발 건너 북한 땅은 밭갈이 하는 북한 사람이 보였으며 경계선 개울에는 오리 너덧마리가 국경없이 유유히 헤험쳐 다니고, 중국 계집아이 몇 명은 조금떨어진 개울한켠에서 어린 물고기를 잡아 패티병에 넣어 줄을 이어 총총히 걸어오고 있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강산에 실개울하나 두고 삶의 질이 천지차이로 다르게 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 ** 북한 청류관
각종 연회시 매스컴에서만 보아왔던 북한 여성의 접대를 받은 만찬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식당무대 모니터에서는 전형적인 북한 찬양의 영상과 자막이 계속 나오고 있었으며, 식후 접대하던 여섯 여성은 연예인-가수로 변신하였고 이들이 출연한 공연은 흥겹기도하면서 안타깝기도 하였다.
오르간연주와 노래를 공연한 여성은 아가씨로 보였으며, 서빙, 음식접대-뒷처리까지 해야하고, 북한 체제를 홍보하고 외화벌이도 해야하는 북한 정예요원으로 생각되었으며 힘든 역할이 너무나 많다고 느꼈다. 공연시 제일 처음 네명의 여성이 ‘반갑습다’라는 노래를 부르고 앞에 앉은 우리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한복차림 등 3회 옷차림을 바꾸어 출연하였으며,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모르는 북한 위정자들의 치사하고 유치한 꼭두각시 노래 공연에 분노가 치밀기도 하였는데, 부산에서 왔다는 육십사세라는 일행이 박수좀 치시오!’라는 말에 더욱 화가 나기도 하였다.

 ** 압록강 유람
단동에서 건너보이는 신의주는 오래전부터 연기가 안난다는 공장의 굴뚝외에 지상에서 제일높은 것은 수목뿐이었다. 압록강을 두고 본 중국 단동시와 북한 신의주는 하늘과 땅차이였다. 그런데 유람선을 타고 가까이서 본 북한땅 강변의 초라한 공장 입구에는 ‘21세기 지도자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붉은 색 바탕에 쓰여진 선전문구와 대조적으로 띄엄띄엄 보이는 초라한 노무자였다. 먹을 것이 없어 강가에서 조개를 잡아먹는다는 아이들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멱을 감고 나가며 소리치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것도 같았다.
 ** 단동시 풍경
아침에는 여러단체가 운동-태극권, 검도 등과 삼삼오오 즐기는 운동-제기차기 등으로 건강과 화합을 이루는 것 같았으며, 더운 낮에는 노인들이 길가 나무그늘에서 카드 등을 즐기는 데, 대 부분 기교가 대단한 수준급었다. 260만 인구의 단동시는 다양한 건강관리 운동과 합리적인 많은 문화가 공존하는 것 같았다.
 ** 마라톤
참가선수 5,190명인 대회이지만 FULL 종목은 213명(남185, 여28)으로 그중 한국선수는 59명으로 27.7%를 차지하였고, HALF 종목은 173명(남140, 여33)으로 그중 한국선수는 56명으로 32.4%를 차지하여 국제우호 마라톤 대회이지만 사실상 한중 우호마라톤이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강바람없는 고요한 압록강 광장이 대규모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소란스러운 가운데 07:30(중국시간:이하생략)시 22~23˚C로 느껴지는 무더운듯한 날씨에 아득하게 느껴지는 풀코스를 불안한 마음으로 200여명의 선수들에 끼어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내 설사기로 고통이 시작되었다.
1시간 정도를 고민하며 참고 하프코스 반환점에 도달하니 공칙(公則:화장실)이 있었고 천만다행으로 안내에 따라 여자화장실에서 7~8분간 쪼그려 앉아 비오듯 구슬땀을 흘리며 용무를 마친후 시원한 기분으로 주행을 계속하였다. 15km정도를 왔는가 싶은데 이번에는 왼쪽종아리가 쥐가 나는듯 통증과 불편함이 오기 시작했다. 주행중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이근홍 선수를 만났는데 고통을 호소하니 왼쪽엄지로 약지를 세게 눌러주라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효과를 느끼지 못하였고, 오른쪽 종아리 마저 쥐가 나며 통증이 왔다. 또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고통을 이기며 18km정도 왔을 때 이근홍씨를 만났다. 좀 어떠냐며 진통제 두알을 주었고 그것을 식수지원하는 곳에서 복용후 반환점을 통과 하였다. 통증이 어느정도 감소된 것 같았으나 갈 수록 온도가 높아진 것 같고 아스팔트 복사열에 몸은 지쳐갔다.
4~5km간격으로 의료지원소가 설치되었으나 분사식소염진통제, 맨소레담 같은 것으로 근육통해소 지원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도중 식수, 음료수, 물스펀지를 지원받고 종이컵, 패티병, 스펀지를 마라톤 주행로 또는 길가에 내 팽개치는 데, 나는 지원소에서 한모금 마시거나 사용하고 그 곁에 잘 놓았다. 그런데 지원차량뒷문을 열고앉아 있던 젊은 중국의 한 청년이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박수치며, 엄지손가락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26km를 통과하면서 2.5km마다 설치되어 있는 식ㆍ음료지원소에서 가능한 한 식수로 무릎,종아리, 머리 등을 식히며 주행을 계속하였다. 이제는 걷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잠시 걸어보니 너무 편했다. 그러나 왼쪽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농촌의 농민, 근로자 중국 공안, 경찰이 바라보는 데 나약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걸을 수가 없었다. 28km지점에서 이근홍 선수를 또 만났다. 좀 어떠냐며, 이제 거의 다왔다고 나를 위로해 주었다. ‘아닙니다. 아직도 14km이상 남았네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하니 본인이 착각한 표정이었고 얼굴도 벌겋게 지쳐보였다. 나는 남은 이정표를 염두에 두며 식ㆍ음료지원소에서 확실하게 잠시 몸을 추스르고 몸을 조절해 갔다. 한 음료수 지원소에서 중국 학생으로 보이는 한 선수가 식수를 부어 내가 다리를 식히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기도 하였다.
38km지점을 통과하면서 이제 40km지점에서 마지막 컨디션을 조절하고, 힘찬 모습으로 골인하겠다는 생각으로 식ㆍ음료지원소에 도달했는데, 이미 아무것도 없이 파장이었다.
맥이 빠졌지만, 한번 앉았다가 몸을 풀고 마지막 고비 2.195km를 향하여 달리는데 금방 붉은 색의 대형풍선아치가 멀리 보이지 않는가? 이게 웬일인가? 반가운 마음으로 힘을 내어 달렸다. 4~50m앞에 한선수가 또 7~80m앞에 또한 선수가 앞서가는 모습이 보였다. 후미 선수를 추월하겠다는 마음으로 힘을 더내어 달리니 첫 번째 아치지점에서 추월하였고 대형아치를 계속 통과하니 결승점이 시야에 들어오며 드디어 골인하니 우리 가이드가 수고 했다며 메달과 바꾼다고 칩을 떼갔다.
그런데 마지막 힘을 다하여 골인 했는데 물지원도 없고, 바로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록증을 발급받아야 했다. 기록증 발급현장에는 3인이 업무를 보았고 한국임원은 시끄럽고 질서없는 중국 선수들을 정리하였다. 검은 양복에 김정일 뺏지를 가슴에 단 북한 선수 임원이 내앞으로 오니 뒤로 가서 줄서라고 한다. 출발전에도 잠시 북한 임원을 보았는 데 검은 양복착용한 사람은 북한 임원밖에 없어 보였다. 풀코스 출발전 세브란스병원의 중역인 한국참가 선수가 북한선수에게 기특한 생각에 나이 등 질문을 하니 북한임원이 묻지말라고 차단하였다 한다.
거제도 대우조선에서 참가한 심재덕선수는 2시간37분 기록으로 한국선수 중 1위 전체순위 7위를 하였는 데, 100m지점에서 오른쪽종아리에 이상이 와 포기할 상황이었다 한다. 그러나 국제경기이고 한국인으로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이를 악물고 뛰었고, 결승점가까이에서 북한 임원이 보고 힘내라고 응원하여 고마움도 느껴지고 힘도 더내게 되었다 한다. 북한 여자선수.를 추월하니 자기선수한테 따라 붙이라고 하여 힘이 다 빠진 북한 여자선수가 안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한다.
단동은 6월의 평균온도가 16.5˚C라 하여 기대했던 컨디션은 이날의 체감온도 32~33˚C의 무더위로 힘들었다. 본인도 힘든 와중에 진통제와 위로의 말로 격려해준 이근홍씨와 ‘쨔~오! 쨔~오!,‘화이팅!’,‘힘내세요!’로 격려해준 중국현지주민과 성심을 다하여 봉사해준 학생, 단동시 인민정부, 료녕성체육국, 에스앤비투어의 도움있어 04:01:27의 기록으로 완주하게 되어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차량으로 백두산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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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사진은잘 받으셨는지요?^^부족한 부분은 보완하여 내년에는 더욱멋진 대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거침없는 글솜씨가 돋보이는 후기 감사드립니다.에스앤비투어 신연용 드림

오춘석님의 댓글

오춘석 작성일

두서없는 글 이쁘게 봐주셨군요. 사진은 때 마침 방문해준 절친한 후배 덕분의 도움으로 잘 받았습니다. 하시는 일 항상 즐겁고 행복가득하기를~ 포항 갈매기

신연용님의 댓글

신연용 작성일

^^ 항상즐겁게 팀분위기를 이끌어주시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오춘석사장님과함께 찍은 사진 잘 간직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