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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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도전한 시카고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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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인승 댓글 2건 조회 20,042회 작성일 07-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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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포항 발 인천공항행 심야버스. C조 마지막 근무를 심야버스에서 보냈다.
공항 K카운터. 약속시간이 7:30분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 화장실에 있는데 양 이사한테서 전화가 온다. 다들 오셨다고. 지방에 거주하니까 혹시 걱정이 됐다 보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혹시나 했는데 초면이 아닌 모두 아는 분들이시다.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또 한 번의 해외 마라톤 투어. 기대가 된다.
나리타 경유 시카고 행 UA884편. 이번 마라톤투어는 꼭 집사람과 같이 하려고 했는데 막둥이 중간시험날짜와 중복이 돼서 할 수 없이 또 혼자 하게 되었다. 큰 처형이 시카고에 살고 있는 큰 아들 집에 거주하고 있는 기간이라 딱 좋았는데....... 긴 비행시간 후 예정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다.

입국수속 후 한인회 마사모 총무이신 이완주 원장님의 안내로 시카고 일정이 시작되었다. 먼저 한인식당에서 얼큰한 생대구탕으로 배부터 채우고 나니 만사오케이다. 엑스포장에서 배번호 수령 및 마라톤 용품 쇼핑 , 미시간 호수, 시내관광을 하였다.
시내 관광중 이주신 선배님과 본인은 한인 라디오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전화인터뷰도 했다. 이주신 선배님은 77회 완주 중, 30회 이상 해외마라톤 참가 마니아. 본인은 시카고가 100번째 도전이라니까 이곳에서는 대단하게 느껴지나 보다. 우리나라에는 200회 넘은 사람도 몇 명 되는데…….
바쁜 시카고의 첫날일정을 마치고 숙소인 메리어트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아침 일찍 한인회 마사모 송인호 회장, 이완주 총무, 정희진 훈련코치 마사모 회원들과 히긴스 공원에서 합동으로 아침조깅 실시
내일을 대비해 가볍게 4마일만 달리고 단체기념사진 촬영 후 마사모 회원들과 함께 한인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같이했다. 원래 이곳 식당은 아침식사는 안하는데 마사모가 특별히 부탁을 해서 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달림이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밀림 속 같은 공원마다 조깅코스가 잘 만들어져 있고 마사모 회원들이 즐겨 찾는 곳은 마사토 흙길로만 풀코스 거리가 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아침운동 후 다시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샤워한 뒤 시내투어에 들어갔다.
GURNEE MILLS 아울렛, BOTANIC GARDEN, BAHAI TAMPLE, 미시간 호수 등, 미시간 호수는 남한면적의 2/3이라고 하니 짐작이 갈만하다. 정말미국이란나라는 땅덩어리도 크지만 아름다운나라다.

10월 7일 아침 04:30분
모닝콜이 울린다. 간단한 샤워 후 어제준비 한 약식찰밥으로 맛있게 아침을 먹고 간단히 짐을 챙겼다. 오늘 역시 날씨는 덥다고 했다. 출발지 밀리니엄 파크까지 30~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마사모 회원과 중간지점에서 만나 함께 가기로 한 장소에 우리 일행이 15분정도 먼저 도착했다.
기다리는 동안 차에서 내려와 우리일행은 몸을 풀기 시작했다. 15분정도 몸을 풀고 나니 땀이 엄청 난다. 마사모 회원 도착 후 바로 출발지로 이동. 밀리니엄 파크가 가까워 올수록 빌딩숲 곳곳에서 걸어가는 행렬이 장관이다. 오늘 참가자가 약 4만7천~8천 된다고 한다. 이곳의 마라톤 열기도 대단한 것 같다.
참가정원 4만5천명이 접수시작 2개월만에 끝났는데 해가 갈수록 기간이 짧아진다고 한다. 올해도 4월 중순에 접수가 끝나고 나머지는 기부자 순으로 해서 약 5천명정도 추가 접수한다고 한다. 밀리니엄 파크 도착 후 마사모 회원 같이 몸을 풀려고 했으나 너무 복잡해 각자 알아서 풀고 완주 후 집합장소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중간에서 기다리는 동안 몸풀기를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품보관을 하고 출발위치를 찾아가는데도 한참 걸렸다.
다행히 본인은 A그룹에 속해 앞쪽으로 오니까 덜 복잡했다. A그룹 앞에는 SUB-3주자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춘천이나 동아보다도 훨씬 적은 것 같다. 역시 SUB-3 는 하고 볼 일이다. 출발위치가 ABC그룹까지는 구분이 되고 D그룹부터는 시간대별 페이스메이커가 중간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다.
생음악으로 여가수가 미국국가를 부르고 나서 드디어 100회째 완주를 위한 출발이다. 앞쪽에 서 있던 관계로 출발은 순조로웠다. 베를린 마라톤은 가든 레이스라고 하지만 이곳 시카고는 빌딩숲을 달린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오늘 완주기록은 3시간 20~30분대로 편히 뛰려고 마음을 먹었다. 주로에는 마일과 Km가 표시되어 있는데 5Km지점 통과 시간을 보나 21분대이다. 기분에는 천천히 달린 것 같은데 너무 빠르다. 후반부를 생각해서 속도를 줄였다. 지난주 경산에서 하프를 신청하고 장거리 연습으로 풀코스를 3시간 30분대 달린 것이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10Km통과시간 44분대, 그래도 빠르다. 3시간 10분대 페이스메이커가 앞에서 달리고 있다. 다시 속도를 줄인다.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기 시작한다. 15Km통과시간 1시간 11분대 이정도 페이스면 20분대는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위는 더해간다. 저절로 페이스가 떨어진다. 10마일 통과 지점에서 3:00페이스와 3:20분 페이스메이커가 보인다. 페이스메이커도 지쳐 걷기 시작한다. 벌서부터 앰뷸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나기 시작한다. 하프코스 통과지점 1:41분 대. 빌딩숲을 벗어나 햇빛을 받으면 살이 따가웠다.
하프이후 급수 대 통과 시 마다 물을 2~3컵 이상 마셔야 했다. 해병대 혹서기 때가 생각난다. 그래도 평탄한 코스니까 좀 낫다. 30Km이후부터는 빌딩숲이 별로 없어 나무그늘 쪽만 찾아다니며 달린다. 앰뷸런스소리는 끊이질 않고 갈수록 요란하다. 30Km통과시간 2:29분. 걷는 주자들이 많아진다. 길바닥에는 3시간 초반 대 페이스메이커시간표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페이스메이커도 시간표를 버리고 걷는 것 같았다. 이 더위에도 거리응원은 보스턴과 같은 수준으로 응원열기가 대단하다. 우리교민 사물놀이 패가 23마일 지점에서 응원을 한다고 했다. 한참을 달리니까 멀리서 사물놀이패 소리가 들린다. 힘이 조금 난다. 힘차게 질주를 해본다. 대형태극기를 흔들며 열심히 응원을 하신다. 다짜고짜 달려가 이봉주가 몇 번째로 통과했냐고 물었다. 7번째로 통과했는데 선두그룹 흑인들과 거리차가 많이 났다고 한다.
더위에는 봉달이도 어쩔 수 없나보다.
본인도 같이 참가했던 105회 보스턴 대회에서 케냐의 검은 돌풍을 잠재우고 우승을 했으니까 이번에도 우승을 바랐었는데 뒤쳐졌다니 조금 맥이 빠진다. 그런데 어떤 분이 봉달이 말고는 한국 사람 중 본인이 제일 먼저 라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나니 조금 힘이 더 난다.
어는 덧 41Km를 지났다. 커브 길을 돌아서니 멀리서 피니시 아치가 보인다. 그리고 바닥에 600m 표시가 크게 그려져 있다. 직선코스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해본다. 앞전광판에 3시간 36분대를 확인하고 드디어 시카고에서 100번째 완주를 성공함으로써 100번 도전하는 동안 1번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나의 마라톤 개똥철학이 이루어졌다.
물품을 찾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까 우리일행이 한분씩 들어오신다. 이 더위에도 우리일행은 한분도 낙오 없이 전원완주라는 대단한 저력을 과시했다. 완주 후에 알게 된 얘기지만 10마일부터 쓰러지는 주자가 발생되어 15마일부터 후미주자들에게 달리지 말고 걸으라고 경찰이 계속 방송을 하고 지름길로 그냥 결승점으로 이동시키고 20마일지점 에서는 주로를 완전히 차단해 대회를 중단시켜 후미주자들 약 1만 명 정도가 완주를 못했다고 한다.
완주파티는 한인회에서 이봉주와 같이 아리랑 가든에서 하기로 했는데 장소가 협소해 우리일행은 마사모 회원과 우리가든에서 따로 가졌다. 이곳에서 나는 시카고 한인회 회장, 마사모 회장 명의로 100회 완주 기념패를 전달받고 케이크 절단식도 가졌다. 생각지도 않은 일에 조금 당황도 했다. 이번 시카고 마라톤 투어는 내 인생에 있어 영원히 잊지 못할 대회로 남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 저의 100회 완주를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진행하신 에스엔비 투어 양찬우 이사님께 감사드리고 시카고에 입국하는 날부터 출국하는 날까지 함께한 시카고 마사모 회원님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겠습니다. 또 5박 6일간 함께한 베를린패밀리 분들, 이주신 선배님 형수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박충차 선배님, 안정자 교수님 장정희 목동회장님 100회완주 축하위로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0회 완주자 정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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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정인승님의 100회 마라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특히나 그 기쁨을 에스앤비투어와 함께 하게 되어 저희 또한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즐런하시면서 건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희진님의 댓글

정희진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카고 마사모에 정희진코치 입니다  100회완주를저희와함께 하심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섭씨40도가넘는  살인적인 더위에도 좋은 기록으로 한국에서 오신 모든 분들이완주하게되어서  기쁘게생각합니다    다음에 만날것을 기대하면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