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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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시카고 마라톤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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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개학 댓글 3건 조회 29,844회 작성일 06-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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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오전 5시

집에서 나와 어둡고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새벽 아침을 가르면 모임장소인Glenview로 간다.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인원점검과 함께 대회장소인 Grand park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대회장으로 가는 94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약20분 간 가는 도중 창가에 보이는 나를 보고 문득 여러생각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지난달 27일 이민을 떠나면서 고국에서의 마지막 마라톤을 내가 처음 마라톤에 발을 들여 놓은 강화도 마라톤을 완주하며 20번을 채웠지만, 고생을 고되게 한터라 거의 마라톤연습을 하지 못한채 시카고에 도착해서, 이곳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적응하다 보니 마라톤연습은 13마일주 한번과 10마일 두번이 다였다.

그나마 몇번의 연습을 한것도,이곳에 도착해서 동호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동호회 훈련 코치로 계시는 정희진 다니엘 형님이 같은 콘도에 살고 계셔서, 다니엘 형님을 따라 연습에 참가하게되었고,또 동호회에서 배번호를 구해줘서 오늘 대회에 참가 하게 된것이 새삼스럽게 느겼졌다.

마라톤은 사람의 마음을 겸손하고 순수하게 만든 다는 말을 다시한번 되세겨 본다.

오늘 날씨가 춤고 바람이 많이 불지만 지난 3월 동아 마라톤대회보다는 덜 추워, 반바지에 긴팔과 가톨릭마라톤 동호회 유니폼을 입고 출발선에 섰다.오늘 마라톤참가 자가 4만5천명 무척이나 많은 마라톤주자속에서 미국의 국가가 연주되고, 출발 신호가 오른다. 참가자 모두들 손을 흔들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노래를, 무슨노래인지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모든 미국인들이 큰소리로 따라 부르는 것을 보면 인기 가수의 노래인 듯한데, 내귀에는 그저 흥겹게만 들린다.

출발신호가 나고 서서히 걷기를 10분이 지나서야 출발선을 통과한다.

2003년 뉴욕마라톤에서는 출발을 각각 달리해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간것이 생각났다. 암튼 출발선이 너무길다는 것이 내겐 첨이라 이상했다.출발을 하고 뉴욕 못지 안은 환영인파속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하며, 좌로 턴하고 우로 턴하면 빌딩숲을 뚷고 북쪽으로 향한다.거리에 두세겹의 환영인파와 노란 단풍이 든 가로수 , 그리고 파란 잔듸 이색적인 것이 눈에들어온다.

오늘은 시간을 잃어버리고 그저 구경만 하면서 뛴다는 것을 머리속에 되뇌여도 발은 자꾸 걸음을 재촉한다. 문득 오늘은 구경하자하고 다시 속도를 늦추고 여기 저기 응원하는 모습을 본다. 나는 동호회 유니폼에다가 세례명을 앞에 적었는데, 어디선가 토마스 토마스하고 여기 저기서 부르는 것을 듣고, 처음에는 나를 불러주는 것을 , 그저 다른사람이겠지 하며 뛰었는데, 약1시간을 뛰고서야 나를 불러주는 것을 알았다. 이때부터는 나도 손을 흔들며 응대를 하면 뛰었다.

북쪽으로 뛰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달려 ,또다시 서쪽으로 그리고 다시 동쪽으로 평지길을 달린다. 32km지점에서는 우리동포들의 응원을 듣고 흥이난 나를 보고, 중국인이 몰려 사는 지역을 지나면서 여기 저기를 보며 그리 화려하지 않은 간판들을 읽어 본다. 뉴욕의 중국인촌을 보면 화려했지, 그러나 시카고는 좀 덜한것 같았다. 중국인 밀집지역을 지나 23마일 지점에 이르자 허벅지에 쥐가 생긴다.

길가로 나가 스트레칭을 하며 뛰어본다. 한 백미터를 달렸나 , 또 이넘의 쥐가 따라오네, 따라오는 쥐를 쫏기를 세네번하자 , 네시간에 들어갈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이를 물고 쥐를 털어내려고 또박 또박 뛰기도 하고 뒤로 가기도 하며 뛰는데, 25.5마을 지점에서 정희진 다니엘 형님을 만났다. 형님은 나를 보고 1마일이라고 하면서 힘내라고 하신다. (정희진 다니엘 형님은 시카고 마라톤 다음날 춘천마라톤에 참가 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셨음)

형님의 응원덕분에 바닥까지 내려간 힘을 보아 한걸음 한걸음 뛰어 마지막 800미터 팻말을 지나며 우로 턴하여 보니 긴언덕이 눈앞에 들어온다. 아! 힘빠진다.

모자를 벗어 손에 쥐고 다시 힘을 낸다. 2-300미터쯤 될만한 언덕을 넘고 좌로 턴하니 골인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힘내자 , 되뇌이며 , 좋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골인지점을 통과한다.

3시간57분 연습도 안된 상태에서 만든 21번째 나의 마라톤 페이지를 장식한다.

시카고마라톤
1. 언덕은 없다.
그러나 마지막 골인 지점에 있는 긴언덕은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긴 장벽으로 보였다.
2. 직선코스의 굴곡
단조롭고 방향을 못잡게한다.
3. 뉴욕 못지 않은 환영인파.
어떤 때는 시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4. 다양한 인종이 뛰는 뉴욕보다.아직은 덜 국제적인면은 동양인이 별로 안보였다.
5. 미시간호수와 마천루, 그리고 깊어진 가을 문턱의 단풍과 쌀쌀한 가을 날씨.뚱뚱한 경찰,
차가 한대도 없는 도심, 연도를 가득메운 환호하는 시민이 어울어진 시카고 마라톤 좋은 경험
이 었다.


시카고에서 김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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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인효님의 댓글

이인효 작성일

아이구! 반갑습니다. 즐겁게 달리셨군요. 내년에는 꼭 만나 뵙고 쓴 소주한잔 기울이며 만리장성을 쌓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김개학님의 댓글

김개학 작성일

날로 발전하는 에스엔비 투어,해외로 뻗어가는 에스엔비 투어 확신합니다.

양찬우님의 댓글

양찬우 작성일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현지 적응은 잘되시구 계신지요.... 가셔서 시카고마라톤까지 완주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완주를 축하드리구요... 항상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원 합니다.

내년 보스톤마라톤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