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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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정기를 찾아서(압록강 마라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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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병준 댓글 3건 조회 29,801회 작성일 1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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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마라톤 직전회장 황 병 준

작년 말 상해마라톤에 참가한 후 올해 해외 마라톤 투어를 압록강대회로 결정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몇 달이 거침없이 흘러 드디어 출국일이 다가왔다.
5월 26일 9시 30분 양산마라톤 전사 19명을 태운 비행기가 힘차게 창공을 갈랐다. 이번 해외 마라톤 투어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극히 일부분이나마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선조들의 애환이 서린 압록강변을 내 두발로 밟아 보고, 민족정기의 발원지인 백두산 천지의 장엄함을 직접 느껴보기 위한 소망이 담긴 뜻 깊은 여행이다.

비행기는 2시간 정도 달려 중국 동북 3성의 성도로 정치, 경제, 물류 중심지인 심양에 도착했다. 심양은 우리와는 인연이 깊은 땅으로 한때는 고구려 영토였고, 고구려 멸망 후 발해 때에도 우리 민족의 영향력 하에 두었으나 청나라 초기에 다시 심양으로 불리면서 수도로서 번창한 곳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병자호란 때 전쟁에 패하여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삼학사 등이 볼모로 잡혀 와 고국을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뿌린 곳이다.
문득 볼모로 잡혀가는 처절한 심정을 담은 봉림대군의 시조가 생각난다.

청석령 지나거다 초하구 어디메뇨
호풍도 차도찰사 궂은 비는 무삼 일고
뉘라서 내 행색 그려다 님 겨신데 드릴고

찬바람에 비까지 맞으며 끌려가는 왕세자 일행의 애처로운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하다.

바쁜 여정 관계로 심양은 둘러보지 못하고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단동을 향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이드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평을 미리 차단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을 강조하여 설명한다.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앞으로 매우 긴 시간 동안 차를 타야 한다는 설명에 엄청 피곤한 여행이 되리라 걱정이 앞선다.
중국에서는 차를 타는 시간이 4시간 이내이면 초단거리, 6시간 이내는 단거리, 10시간 이내는 중거리, 10시간이 넘는 거리를 장거리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문득 마라톤 거리가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4시간 5Km 건강코스, 6시간 10Km 미니코스, 10시간 하프코스, 10시간 이상 풀코스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달림이는 할 수 없나 보다.
시간에 대한 인식에서 넓은 땅에서 느긋하게 사는 중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하기야 요녕성 하나의 넓이가 남한 면적의 1.5배나 되고 교통사정도 그리 좋은 편이 못되니 느긋해 질 수밖에 없으리라. 차창 너머에 펼쳐진 풍경은 전형적인 산골풍경으로 유난히 아카시아 나무가 많다.

2시간 남짓 지나 주위 산에 비해 경치가 수려한 산세가 시야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북한산과 모습이 많이 닮았다. 원래는 금산이었는데 당태종이 고구려를 치기 위해서 이 산에 올랐을 때 봉황이 나와서 절을 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봉황산이라 불렀다고 하며 주위에 봉성이 있어 옛날 고려와 조선 사신들이 왕래하던 국경도시라 한다.
중국에서 꽤 유명한 산의 하나인데 해발 837m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볼거리가 많은 산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라고 한다. 이번 우리와 같이 온 현대자동차 팀이 백두산 등반이 여의치 않아 대신 봉황산을 등정한다고 한다.

심양 출발 후 3시간 정도 지나 단동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서둘러 호산장성으로 향했다.
호산장성은 원래 고구려 유적 박작성인데 중국식으로 개조하여 만리장성의 동쪽 기점이라 역사를 날조하여 왜곡한 전형적인 중국의 음흉한 동북공정의 속셈을 드러낸 증거로 중국인들의 비뚤어진 역사의식을 직접 보니 불쾌하기 짝이 없다. 벌판 가운데 뚝 떨어진 성을 만리장성의 기점이라니, 그것도 남의 유적을 가지고........정말 우리는 이웃을 잘못 만난 것 같다. 독도를 자기 것으로 우기는 왜놈이나 우리 조상들의 유적을 자기들 마음대로 훼손하여 역사를 날조하는 뙷놈이나.........
성에 오르기 전에 중국과 북한의 경계 지점에 일보과(一步跨)와 지척(咫尺)이라는 글을 새겨 놓은 바위가 있다. 한 걸음만 넘으면 북한땅이라는 뜻이란다. 단숨에 건너 뛸 정도의 작은 도랑 하나가 두 나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장시간 여행으로 몸도 피곤하고 내일 풀코스를 뛸 생각을 하여 성의 가파른 부분 앞까지만 돌아보고 발길을 돌렸다.

우리 일행을 실은 버스는 압록강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북한 땅에 들어선다. 한글로 된 상점 이름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압록강이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이루고 있지만 강은 서로 공유하면서 상대방의 육지에만 오르지 않으면 국경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으니 우리가 북한 땅 가운데 흐르는 압록강을 유람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압록강!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이루면서 황해로 흘러가는 장장 803Km의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강으로 수많은 지류와 섬들로 이루어진 민족의 젖줄! 우리 민족의 발원지이며 이 땅의 백성들과 희비를 같이 해 온 민족의 산 역사!
중국 다른 지역의 오염된 강물에 비해 물이 너무나 맑다. 물빛이 오리의 머리 색깔과 같다고 압록강이라 한다는데 과연 그렇다.

배 위에서 양쪽을 살펴보니 너무나 대조적이다. 중국 쪽은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꽤 많은 현대식 건물들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데 북한 쪽은 식량난으로 산을 개간하여 농지를 조성하는 바람에 민둥산이 많이 보인다.
조그만 감시 초소 옆에 북한 병사 몇 명이 한가롭게 담소를 즐기는 모습이 보이고 흰 돼지를 몰고 가는 아낙네와 쟁기로 밭을 가는 농부의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70년대 모습 그대로다. 강가에 마을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이 적적하다. 강변을 개발하여 관광지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체제유지상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압록강 유람 후 단동시에서 내일 마라톤에 참가할 선수들을 환영하기 위해 마련한 만찬장으로 향했다. 만찬장은 골프 연습장 사무실 옆의 큰 건물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프리카, 북한, 중국 선수들과 일반 매니아들 300여명쯤 되는 것 같다. 중국 특유의 향신료로 요리한 오리 고기와 여러 요리들 중 입에 맛는 것이 하나도 없다. 밥과 김치 생각이 간절하다. 내일 풀코스를 뛰어야 하기에 억지로 고기 몇 점과 독주 몇 잔을 마시고 식사를 끝내고기념촬영 후 압록강 철교 앞 중련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다행히 압록강 철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방을 배정 받아 짐을 내려놓고 바로 압록강의 야경을 즐기러 나섰다. 호텔 앞 넓은 도로를 건너 철교 가까이 가서 반대편의 단동시가지를 보니 즐비하게 늘어선 건물들이 형형색색의 네온불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철교에도 네온불로 장식을 하여 한 껏 멋을 부리고 있다.
우측의 다리는 1911년 일제에 의해 세워진 다리로 6.25때 미군의 폭격에 의해 북한쪽 일부가 끊어진 상태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대변해 주고 있다. 좌측 다리는 1943년 가설된 다리로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로 불린다. 북한 쪽을 보니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야말로 암흑천지이다.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국경지대에도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것만 봐도 나라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가는데 핵개발이나 군비확충에만 혈안이 되다니.........

어제 만찬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은 관계로 새벽에 배탈이 나서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나니 힘이 빠져 풀코스 완주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집사람도 상당히 걱정하는 눈치이다. 다행히 아침은 찰밥과 김치 등 입에 맞는 식단으로 맛있게 배를 채우고 나니 힘이 나는 것 같다. 테이핑과 복장을 준비하고 마라톤 복장 그대로 대회 장소로 이동한다. 호텔에서 800m 정도에 대회장이 있다. 빌딩이 즐비한 단동 거리를 구경하면서 준비운동 겸 걸어가니 기분도 상쾌하다. 내 두발로 압록강변을 뛴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국제대회치고는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갖가지 장식과 칼을 들고 검무를 선보이는 여성, 소규모 악단의 연주 등 볼거리가 많아 눈이 호강을 한다.

8시 정각 드디어 출발 신호가 울리고 대형 아치를 지나 12,000명의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이 인파 중에는 한국인 170여명도 포함되어 있다. 북경이나 상해마라톤처럼 숨쉬기조차 힘들만큼 많은 인파가 아니고 도로도 넓은 편이어서 달리는데 별 무리가 없다.
오늘은 배탈로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Sub-4 정도 목표로 잡고 관광을 하면서 즐길 예정이다. 주로 옆에는 많은 관중들이 열렬히 ‘짜 -요’를 외치면서 응원을 한다. 중국은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사는 국가답게 응원하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한국 사람이 지나갈 때는 ‘짜-요’ 대신에 파이팅을 외쳐 주며 하이파이브를 청한다.

압록강 철교 앞을 지나 단동시내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총무가 따라왔다. 내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총무에게는 오버페이스다 싶어 걱정을 하니, ‘하프 아인교’하면서 따라 온다. 속으로 나중에 ‘욕 좀 볼낀데...’ 하면서 앞질러 나갔다. 압록강을 따라 펼쳐진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좌우의 경치를 음미하면서 적당한 속도로 달리니 기분이 정말 상쾌하다. 날씨도 기온은 높은 편이지만 구름이 끼어 지칠 정도는 아니고 강바람도 살살 불어 준다.

1388년 요동정벌에 나선 우군도통사 이성계가 4불가론을 내세우며 회군하여 조선을 여는 역사적 계기가 된 위화도를 바라보면서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의문점 하나를 해결했다. 강가운데 있는 섬이 얼마나 크기에 대규모의 군대가 주둔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직접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위화도는 총면적이 11.2㎢, 길이가 9Km이니 강 가운데 이와 같이 큰 섬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압록강에는 위화도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섬들이 무수히 많다.

한참을 달렸는데도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이다. 언제 따라 왔는지 윤철 회원이 아는 채 한다. 먼저 보내고 어제 들렀던 호산장성 주차장 반환점을 돌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32Km 지점에서 지친 모습의 송회장님을 만나니 켠디션이 좋지 못한 것 같다. 회장님을 추월하고 고른 속도로 달리면서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 화답도 하고 손도 마주친다.

돌아올 때는 단동의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았다. 중국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라이다. 도시 시내는 우리의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 모습에 견줄만한데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나라 70년대 초반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니 빈부의 격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이런 저런 생각과 눈요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압록강 철교가 보인다.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피로한 다리에 힘이 실린다. 시계를 보니 이렇게 즐기다가는 Sub-4도 어려울 것 같아 속도를 높인다.

1Km 정도의 거리를 힘껏 달려 드디어 골인! 3시간 58분 15초! 당초 예정했던 시간을 정확히 지킨 셈이다. 즐기면서 뛰어서 그런지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간단히 끝내고 식사를 마친 후 백두산 등정을 향한 장장 6시간의 버스여행이 시작된다. 풅코스 완주 여파로 몸이 노곤하여 한숨 자고 나니 버스가 야산 속을 달린다. 야외 자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다시 통화로 향한 여행이 계속된다. 늦은 시간에 통화에 도착하여 저녁식사에 독주로 반주를 몇 잔 걸치니 술맛도 좋고 기분이 상쾌하다. 풀코스 완주라는 숙제를 해결한 후의 술맛이라 더욱 감칠맛이 난다.

다음 날 아침 6시 통화를 출발하여 민족의 영산 백두산으로 향한다. 차장 밖으로 펼쳐진 시골 풍경은 한국의 70년대 모습과 흡사하다. 낡은 집들에는 간혹 사람들이 보이나 많은 집들이 빈집인 것 같다. 요녕성을 벗어나 지린(길림)성의 꽤 큰 도시 백산시에 접어든다. 장백산 경내에 있어 백산이라 불리는 도시로 개발이 한창이다.

두어 시간을 더 가서 드디어 백두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백두산 전용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본격적인 백두산 등정 길에 올랐다. 버스가 굽이굽이 돌고 돌아 아슬아슬한 길을 잘도 올라간다. 백두산 천지를 볼 생각을 하면서 주위의 풍광을 즐기니 꿈만 같다.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중국인들은 장백산으로 부르는데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과 중국 지린성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 2750m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백색의 부석이 얹혀 있어 마치 흰 머리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아울러 자연의 보고로서 국제생물권 보호구로 지정된 곳으로 갖가지 희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식물 분포를 크게 3지역으로 구분하여 1600m 아래에는 잎갈나무, 자작나무, 사시나무 등이 서식하는 혼합림 지대, 1600m에서 2000m 아래에는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 지대로 각종 약용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수목한계선인 2000m 이상에는 바위구절초, 금매화 등 고산 초본식물 지대로 식물분포의 수직대가 뚜렷한 곳이다.

버스가 달린 지 40여분이 지나 정상에 가까워지자 눈 덮인 봉우리의 위용이 차장 밖에 펼쳐진다. 주차장에는 봉고차에 한겨울에 입는 소련군 외투 같은 땟물이 밴 털 달린 외투를 돈을 받고 빌려 주고 있다. 정상에 가면 매우 추우니 빌려 가라는 말 대신에 손발을 부들부들 떠는 시늉을 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공짜로 빌려 주어도 더러워서 못 입을 것 같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정상 가까이는 만년설들이 초여름의 계절인데도 군데군데 덮여 있어 백두산의 높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정상에는 심한 기후 변화로 안개가 심하여 아름다운 천지의 모습을 열 번 오면 한두 번밖에 보지 못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제발 우리 회원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수많은 계단을 오른 끝에 드디어 정상에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광경에 말문이 막힌다. 잔설이 덮인 봉우리들이 꽁꽁 얼어붙은 천지를 호위하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민족정기의 발원지 천지! 백두산 정상에 있는 면적 9.17㎢, 둘레 14.4Km, 최대너비 3.6Km, 최대깊이 384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칼데라호로 장군봉을 비롯한 16개의 봉우리가 호수를 감싸고 있다. 이 멋진 모습을 보려고 그리 먼 길을 왔던가? 온 몸의 피로가 한 번에 싹 가신다. 봉우리 하나하나를 마음속에 새기기 위해 보고 또 본다. 이렇게 높은 산 정상에 이런 비경이 펼쳐진 곳이 이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 멋진 광경 하나만 보는 것으로도 이번 여행의 보람을 느끼고도 남음이 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부처님께서 복을 주셔서 이 아름다운 광경을 마음껏 보게 되었으니 합장하여 부처님께 감사를 드린다.
천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감상하는데 갑자기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비와 눈이 썪여 내린다. 조금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못 볼뻔했다. 기온이 영하인데 비바람이 치니 온몸에 한기가 스며든다. 기념촬영을 몇 컷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면서도 천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감격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버스는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기 시작한다. 한참을 내려오던 버스가 잠시 멈춰 선다. ‘제자하’라는 곳으로 지각의 변동으로 지면이 양쪽으로 갈라져 형성된 지형으로 작은 도랑같은 형태로 깊이가 꽤 깊고 밑바닥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현무암의 횡단면이 위는 좁고 아래는 넓은 사다리 모양으로 발원지 하상이 험난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물이 층층으로 나뉘어 보이는 모습이 계단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잠시 둘러보고 ‘금강대협곡’ 주차장에서 숲속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니 중국에서도 손꼽는 비경 ‘금강대협곡’이 나타난다. ‘장백산대협곡’으로 불리기도 하며 천지가 용암을 분출하며 만들어낸 V자형 협곡으로 까마득한 깊이의 협곡 바닥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장가계, 원가계의 비경과 견줄만한 곳으로 소나무와 어우러진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형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협곡 주위를 돌면서 감상하니 별천지에 온 기분으로 대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금강대협곡 관람 후 하산하여 다시 통화로 향한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너무나 볼 품 없는 휴게소지만 말린 산나물 종류가 다양하여 여성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고 있다. 과자류는 전부 남한 제품이다.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돼지고기 꼬치에 참이슬 한 잔을 걸치니 별미다. 늦은 시간에 통화에 도착하여 민생고를 해결하고 독주 몇 잔으로 피곤한 몸을 달랜다.

3일간의 강행군 마라톤 여행을 마치고 아침 일찍 서둘러 심양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3박 4일의 여행을 회상해 보니 다시 가기 어려운 멋진 여행이었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 같다.

이번 여행 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여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안내해 준 S&B 최중규 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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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인효님의 댓글

이인효 작성일

안녕하세요 회장님!  가슴에 와 닫는 수기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노력하는 에스앤비투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스앤비투어(주)

임직원 일동 올림

황병준님의 댓글

황병준 작성일

달림이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시는 S&B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에도 좋은 인연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인효님의 댓글

이인효 작성일

항상 도와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기회를 주신다면 더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