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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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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6,653회 작성일 1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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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기꾼,

“사람은 내일을 기다리다가 그 내일엔 묘지로 간다.” 러시아 속담이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는 하지만 되새겨보면 아릿한 비애悲哀가 묻어나는 이야기다. 그래서 “내일까지 기다린다면 너무 늦다.“ 는 부처의 말씀을 가슴 안에 새기고 살지만, 자꾸만 오늘보다 내일에 의존하는 것은 지금 이 시간이 행복하지 않고, 걱정이 많아서일 것이다. .

올지도 모르고 안 올지도 모르는 내일을 기다린다.? 무엇으로?

“18세기에 비랄이라고 하는 유명한 사기꾼이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선전하면서 세상에 나타났다.

“나의 삼촌은 100살 가까이 살다가 사고로 죽었는데, 그 삼촌에게서 신비한 물약 비법을 배웠다. 이 약을 마시고 절제만 잘하면 150살까지 장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그는 죽은 사람들의 장례식에 가서는 “이렇게 좋은 약이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돌아가셨으니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다.”고 탄식을 했다.

비랄의 영약靈藥은 한 병에 6프랑씩 팔리기 시작했다. 그 신비한 효력을 믿은 사람일수록, 또한 그 효력을 기대한 사람일수록, 비랄이 제시하는 절제를 열심히 지켰다. 앓는 사람은 나아지고, 튼튼했던 사람들은 더욱 튼튼해졌다.

비랄의 재산은 그 명성과 함께 날로 부풀어갔다. 누가 알았으랴. 그 비랄은 세느강물에다 초를 한 방울 떨어뜨린 것이었다. 비랄이 뭐 나쁜 짓을 햇을까? 아니다. 그는 최고의 위생법을 가르치고서, 다만 그 세느강물을 조금 비싸게 팔았을 뿐이었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의 <철학사전>에 실린 글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뒤를 이어서
있지도 않은 땅을 파는 기획부동산,
약효도 없는 것들을 노인들에게 강매하는 얌체 약장사

그보다 더 죄질이 나쁜 사람들은 선거 때마다 공약空約을 공약公約으로 내놓는
악덕 정치가들일 것이다.


입이라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그런 정치가들,
그게 바로 천하에 쓸모없는 고급 사기꾼들이 아닐까?
그런 사기꾼들에게 속아도 세월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그 사람을 찍는,
그 민도, 그게 문제다.

살아보니 알겠다.
“나귀가 여행을 갔다 와서 말이 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비랄은 그 약값을 톡톡히 한 사람이다.
사기꾼 중에서도 밉지 않은 그런 사기꾼,

희망을 팔거나, 세상의 어두운 곳들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그래서 세상이 평화와 기쁨으로 넘쳐나게 만드는 그런 사기꾼은 없을까?

계사년 정월 스무하루

대표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http://cafe.daum.net/san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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