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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뜻을 아는 이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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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6,918회 작성일 1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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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생활하다가.
소리가 요란하거나
현란한 것들이 정신을 어지럽히는 곳에 가 있을 때면
내가 잘못 살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나하고는 맞지 않은 곳에 와 있는지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저마다 외롭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저마다 다 옳다고 여기는,
사회풍조에서

내가 나를 고집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어쩌면 그나마 나를 지탱하게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고집으로 살고 있으니,

“현란한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시끄러운 음악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며,
갖가지 맛있는 음식은 입맛을 상하게 하고,
사냥에 대한 지나친 몰두는 마음을 방황케 한다.“
노자 12장에 나오는 글입니다.

살다가 보니 가끔은 그렇게 소란한 속에서 더 마음이
편할 때가 있습니다.

“여산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그 산속에 있네
(.不識廬山眞面目 只綠身在此山中) ”라는 소식(蘇軾)의 시 구절과 같이
나 역시 그러한 생활에서 반성도 없이 나날을 죽이듯이 보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람들 속에서 나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생활화되어 버려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라는 푸시킨의 시 구절과 같이
다시는 돌아가지도 못할 그날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 무슨 심사일까요.

문득 떠오르는 괴테의 시 구절이 있습니다.
“그리움의 뜻을 아는 이라야
나의 슬픔을 알 수 있어라!“
창밖에는 지금도 비 내리는데,
슬픔과 같이 떠오르는 그리운 그대,


임진년 동짓달 초이레.

신정일 대표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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