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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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마라톤 재미있고 유익하게 다녀 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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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삼식 댓글 3건 조회 29,306회 작성일 0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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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마라톤클럽의 해외마라톤 연수 프로젝트에 의해 2006 토레이컵 상하이 마라톤에 참가 하게 되었다.
참가대상은 하프코스에는 내가, 그리고 풀코스에는 전홍태님이 선정되었다.
연수대행업체는 에스앤비투어사이며 인솔자는 동사 양찬우이사이며 24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었다.
에쓰앤비사를 택한 것은 상품의 저렴성과 마라톤투어의 경험을 인정한 우리클럽 운영진의 결정이었다.
참가비용은 체재비를 제외하고 일부를 클럽에서 지원해 주었다.
이점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귀국 시 선물을 듬뿍 사오기로 맹세하고 11월25일 07시 인천행 대한항공에 몸을 실었다.
전홍태님은 출장이 맞물려 인천공항서 10시30분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13시30분경 동방항공 비행기는 인천을 출발하여 1시간30분 뒤에 상해에 도착하였다.
현지 가이드를 만나 오후 일정은 상해 임시정부 유적지 견학과 윤봉길의사의 항일의거가 있었던 홍구공원 방문이 있었다.
임시정부 청사는 한중 양국 간의 국교수교가 있기 전까지 무참하게 방치되어 있다가 1990년대에 복원하였다. 허나 주위 생활환경의 불량으로 인하여 과연 여기가 독립운동의 본산인 임시정부 청사가 맞나 할 정도로 초라하고 비참한 수준이었다. 주변의 시각도 문제고 관람하는 내 자신의 의식도 문제고. 문제투성이의 주변건물과 함께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간간이 부슬비도 뿌리니 당시의 임정인사의 마음을 십분 이해가 가능한 것인지.

상해도 마찬가지로 17시가 지나니 땅거미가 진다.
홍구공원에 어둠이 내릴 때 윤봉길의사의 의거 현장을 찾았다.
때는 1932년 4월29일 상하이 사변 전승기념식이 있던 날 임정 주석 金九의 지시를 받고 폭탄을 투척하여 일군 육군대장 시리카와 요시노리등을 현장에서 즉사 시키고(신난다.) 3함대 사령관 노무라, 9사단장 우에다와 주중공사 시케마츠등을 병.신으로 만든 역사의 현장에 그날의 긴박감이 도는 것 같다.
윤봉길의사의 족적을 소개하는 안내양의 목소리가 메인다.
의사의 시신은 총살되어 大阪의 쓰레기 처리장에 버려졌다 하니 어찌 목이 메지 않겠는가?
성금 함에는 천 원짜리 지폐만이 수북한데 商術이라 한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책갈피에 꽂으라. 기념품을 준다.

숙소 근처서 저녁을 먹는다. 한식인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고 말은 통하지 않아도 종업원들의 행동이 재빠르다. 고량주와 곁들인 저녁을 먹고 숙소로 왔다. 숙소는 서울리아호텔이다.
이국의 밤은 깊어 가는데 간간히 비가 내린다.
xue 라는 중국여자가 생각이 난다.

11월26일 모닝콜이 있기 전에 일어나니 4시이다.
콘택즈렌즈를 끼워본다. 오클리 고글이 손상되어 인천공항서 래이번고글을 샀다. 도수가 없으니 렌즈를 사용한다.
조식은 부폐식인데 빵과 밥과 국수를 먹으니 든든하다.
대회장은 남경로 건너편인데 중국식 개념으로 08시 30분경에 풀,하프 동시에 출발하였다.
대기선 에는 시끄럽기만 한 중국인들의 잡담으로 귀가 멍멍하다.
그들의 신발과 때절은 런닝형의 유니폼. 씻지 않은 머리가 눈에 그슬리지만 당사자들은 오직 즐겁다.
좌우에는 고풍의 프랑스식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하여 낭만적이다. 밀리지 않으려 용을 쓰면서도 한 번 더 상해 임시정부를 생각해 본다. 독일조계는 어디였으며 프랑스 조계는 어디였으며 과연 조부님께서도 이 거리를 지나쳤는지.

만만디 정신은 08시30분이 되어서 출발신호가 울린다.
좁은 주로에 대륙의 거대한 인구가 돌파구를 찾아 나가듯이 뒤에서 무서운 힘으로 밀어붙인다.
넘어지면 압사는 시간문제일 것 같다. 그래도 순식간에 밀려 나간다. 이들은 정신없이 달리는 단거리 주자들 같다.
풀코스와 하프코스 주자들 구분 없이 상해의 화려한 시가지를 질주한다.
연도에는 주로 나이든 주부들이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하는데 꽃수 술을 흔들기도 하고 작은 북을 치기도 하고 태극권 같은 무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짜이워”라고 외치는데 주자들이 더 큰 소리로 화답을 한다.
거대한 자전거의 물결.
인민복 차림의 도시 노동자의 물결이 주로를 에워싼다.
그리고 적막이 감돌정도로 조용한 고급 아파트단지.
대체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풀코스 주자와 헤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도심을 돌았다가 가로질러 어느덧 결승점이 보인다. 1시간 48분 05초이다.
즉석에서 기록증이 나오는데 일본하고 같다.
몇 명이 달렸는지 모르지만 473위라 하니 괜찮은 성적이다. 거의 5분10초 페이스로 달린 것 같다.
달리면서 애써 도시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빙산 같은 상해의 일각이나 보았는지.
5km(25:10)
10km(24:09)(49:19)
15km(26:04)(01:15:23)
20km(27:08)(01:42:32)
21km(05:32)(01:48:05)
결승점에는 에스앤비투어 양이사와 현지 가이드 MR엄이 태극기를 들고 서있다. 이국땅에서 태극기라니 어색하지만 눈에 확 띄어 사람 찾기는 좋다.
버스에서 3시간여를 기다리니 풀코스 마지막 주자가 들어와 우리는 발마사지 장소로 이동하였다.
산아제한 정책의 부산물로 중국의 인구는 알 수가 없고 따라서 無戶籍者들이 많다고 하니 이러한 부류들의 취업지가 마사지 매매춘이라고 하니 어쩌면 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교육이나 기타 복지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음이 애처롭기도 하다.
거의 고문수준의 발마사지가 끝났다.
저녁시간 까지 중국 전통의 정원인 예원과 황포강 유람선 관광이 있었다.

정원 안에는 40여개의 정자와 누각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주위의 쇼핑거리는 관광객들로 분비는 곳이었다.
유람선을 타고 황포강을 오르내리며 바라보는 상해의 야경 역시 아름다웠다. 비가 내리는데도 간판위에 올라가서 솟아오른 빌딩의 숲을 바라보며 자본주의 시장 한복판에 서있는 중국을 실감해 본다.

저녁은 북한식당에서 먹었다.
식당 내에 작은 무대를 설치하여 공연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귀에 익은 “휘파람”등과 한국가요를 불러주었다.
평양소주를 주문하니 선생님 취향에 맞지 않는 술이라며 들쭉술등 고급주를 마시라고 하며 수준은 거의 강매에 가깝다.
다른 일행 테이블을 보니 한화 30여만 정도가 중간 중간에 지불 되는것로 보아 고급술의 취향이 높은데 우리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이 평양소주만 고집하였다.
결과는 계산하고 나올 때 삐친 접대원동무가 사진 찍기를 거부한 것이다.
돌아오는 차안이 즐겁다. 우스운 이야기니까.
숙소로 돌아온 후 택시를 타고 까루프매장으로 쇼핑을 하였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11월27일.
느지막이 일어나 동방명주 관광을 나선다.
아무리 높은 곳이라 해도 올라와 보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밑으로 보이는 도시는 산하나 보이지 않는 평원지대이다. 넓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상해의 명동인 남경로로 나왔다. 귀국일정에 따라 주어진 시간 내에 이 거리를 다 보아야 한다.
몇몇 백화점을 돌아다녀도 쇼핑할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는 활기에 차고 인파는 넘쳐난다. 이 거리에서 새로운 부자가 탄생하고 기득권을 가진 부자는 탄탄하게 부를 축적해 나갈 것이다.
쓰레기통을 뒤쥐는 소년. 짝퉁시계를 파는 상인. 코리아를 부르며 한국인을 확인하는 소녀들.
최고의 도시에 최저의 군상들이 더불어 자기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단편으로 보는 상해는 바쁘다.
나도 바쁘다.
15시30분에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차창에 짧았던 2박3일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간다.


*함께 했던 일행분들 다시 볼수 있도록 기대해 보니다.
그리고 양찬우 이사님 문제아들 인솔 하신다고 수고 많았죠.
귀사의 발전이 곧 마라토너들에게 행복임을 잊지 마시기를.
그리고 사진 좀 올려주세요 퍼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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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우삼식님 여행기 감사합니다. 님의 말씀 잊지 않고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전체를 취합하여 CD로 제작하여 다음주 중에 우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하옵고  주변에 계신분들께 에스앤비투어홍보 부탁드립니다.

12월1일 내일 싱가폴마라톤 참가차 출국합니다. 다녀와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행기 올려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노준환님의 댓글

노준환 작성일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즐겁고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부산 "불사조"를 잊지 않겠습니다.

김경옥님의 댓글

김경옥 작성일

마라톤 클럽에서 해외연수 프로젝트라..

부러운 이야기네요 ㅎㅎ

함께하신 불사조 클럽의 멋진 부산 사나이들 만나뵈서 반가왔습니다

즐달 하시고 주로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