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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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한 장으로 희망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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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달사 댓글 0건 조회 8,248회 작성일 1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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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출발한다. 1시간20분후면 중국 랴오닝성 센양 타오시엔국제공항에 도착, 집에서 공항까지 리무진버스로 1시간 반. 그 보다 적은 시간에 중국 땅에 도착한다.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 그 곳에서 단심고속도로를 통해 200km남짓 거리에 랴오닝성 12개 도시중 여섯번째 규모, 인구 280만, 북중 무역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단동(옛 안동)이라는 도시가 있다. 인연을 맺은 지 11년. 요즘 들어 11년이 하루처럼 느껴진다. 단동훼리에 몸을 싣고 16시간을 항해하여 도착한 단동항은 기회의 땅이었음을 몰았던 당시에는 그저 복잡하고 낮설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해 두해가 지나면서 업무적인 만남이 친구 사이의 만남으로 바뀌어 가고 그 친구의 친구가 내 친구가 되고 내 친구가 그 친구의 친구가 되고,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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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련호텔에서 바라본 압록강철교, 위화도(왼쪽)와 신의주

무질서와 청결하지 못 했던 환경이 빠른 속도로 질서도 잡히고 거리도 깨끗하게 변해가고 있다.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와 하드웨어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낡았던 건물들이 새로운 고층건물로 태어나고 어둡던 옷 색깔도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경쟁력 없던 호텔이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자정노력을 한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동도 단동 사람도 그리고 나도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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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변을 따라 잘 정비된 단동 모습

단동 압록강변에 있는 중련호텔은 내가 항상 이용하는 호텔이고 우리 압록강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참가자들이 하루를 머무는 호텔이다. 한국 언론에서 북측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한 장의 사진 같은 장면. 중.조우의교(압록강철교)와 압록강 그리고 멀리 보이는 북측의 신의주 제지공장 굴뚝. 오늘도 시원하게 뚤린 창을 통해 바라보는 그 일상의 사진 한 장이 이전과 같지 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압록강변을 따라 고층건물이 줄지어선 단동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꿋꿋이 11년전과 한결같았던 신의주에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그나마 북측에서는 가장 잘 나간다는 신의주도 밤 9시가 지나면 암흑세계였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일부지만 멀리 보이는 아파트 같은 건물에 불이 켜져 있고 야간 활주로의 모습같이 펼쳐져 있는 도로의 가로등도 환하게 길을 밝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에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 애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용을 쓰는 모습.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왕조국가, 불량국가, 자업자득 등등 많은 유쾌하지 않은 수식어가 늘 붙어 다니는 우리와 피를 나누었으면서 서로 총구를 겨누고 피를 흘린 형제.

나진,선봉 개방, 황금평 개발, 신압록강대교 연결등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겁을 먹은 자라처럼 금세 목을 몸 안으로 쑥 집어넣고 만다. 전언에 따르면 그래도 요즘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한다, 외부 세계와의 교류만이 살길인 것을 알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로 인해 붕괴의 길을 걸을 것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못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변한다니 다행이다

힘깨나 쓰는 주변국가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왔고 우리가 살고 있으며 우리의 자손들이 살아갈 우리의 땅 한반도! 항상 위기의식 속에서 분발하고 또 분발해도 쉽지 않은 우리. 속편하게 지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닌데도 자꾸만 하게 된다

사실 12월5일부터 7일까지 내몽고초원마라톤대회 협의차 내몽고자치주 통요시를 다녀오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단동시를 들렀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단동은 안타까움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서울-개성-해주-신의주-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증국 단동으로 기차길이 통하고 차를 운전하여 갈 수 도 있겠다“라는 희망말이다. 대륙과 한 몸을 하고 있는 반도국이면서 섬처럼 고립된 우리가 지금은 반목하고 으르렁대지만 북한, 중국을 거쳐 중동을 지나 터키 이스탄불에서 보스포러스해협을 건너 유럽으로 그리고 스페인에서 아프리카 모로코를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를 지나 희망봉까지 갈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 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되 티를 내지 말고 받았으면 준 쪽게 마음으로 부터 고마움을 표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위의 반대가 있더라도 우리가 마음이 맞아 같이 살겠다는데 누구도 말릴 방도는 없을 것이다. 모두가 자기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지만 넷을 갖고 여섯을 준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않 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섯을 갖고 여섯을 갖겠다고 힘겨루기를 한다면 그나마 넷도 못 갖게 될 것이다. 미래에 우리가 사랑하는 자손들이 사팔뜨기로 살지 않 토록 기성세대들이 분발하여 뭔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주, 은하 아니 태양계까지만 생각해도 우리는 박테리아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한 미약한 존재가 아닌가?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멀지 않은 장래에 금강산관광, 개성관광도 하고 신의주, 묘향산, 백두산관광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게 될 것이고 티켓 한 장으로 아프리카 남아공의 희망봉까지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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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의 만남, 압록강마라톤 심판장 쏭예, 단동시 체육국 묘쓰탕 비서장

가슴 설레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

2014. 12. 15
밤톨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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