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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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하이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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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도현 댓글 1건 조회 12,856회 작성일 1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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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흐리고 가끔 약한 비가 오락거렸다는 이곳 날씨가 오늘은 맑고 좋습니다.
좋아 봐야 안개가 많이 끼고 흐리멍텅하며 시야가 깨끗하진 않습니다.
이곳 습기 많은 도시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년중 200일 이상은 이렇게 매일 뿌연 날씨라고 합니다.

대회의 출발 장소는 상해에서 상당히 번화가이네요
이곳 상징인 동방명주도 가까이 있고 신도시 고층 건물도 즐비합니다.
이곳에서는 27층 이상을 고층 건물이라고 한다는데 무려 8,0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가히 엄청난 숫자이지요.

출발시간 7시30분, 참가자는 모두 합쳐 17,000명 정도 된다고
풀 , 하프, 4.5km, 응원 나온사람... 모두 짬뽕이네요
풀, 하프 는 동시출발 이라고 공시 되어 있고 4.5km는 10여분 뒤에 출발하는 모양인데
모두가 엉켜붙어 출발지가 무척 혼잡합니다.
이런 규정은 이곳 사람들 한테는 아직 잘 지켜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몇사람 정도 연단에 올라와 대회선언과 환영인사등 중국사람 특유의 옥타브 높은 음성으로
마라톤대회의 절차를 거치고 출발시간 7시30분은 정확히 지켜 모든 주자들 일제히 뛰쳐 나갑니다.
아침 기온이 10도 정도인데 이곳 사람들에겐 다소 추위를 느꼈는지 바닥에 비닐 우의가
많이 깔려있네요. 한동안은 이 비닐 때문에 바닥을 잘 살피고 뛰어야 했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배번호를 앞뒤로 붙였기 때문에 뒤에서 봐도 풀주자 하프주자 구분이 됩니다
나를 휙 앞질러 가도 아~ 하프 주자구나.. 아니면 풀 뛰는 넘이 벌써부터 저렇게 치고 나가면 후반부를
어찌 감당하려고..등등 혼자 상상도 하고,, 에구구 4.5km는 쫌있다 뛰시지 등등

주로는 거의 평지입니다
강을 건너기 위한 높은 다리를 오르는데 고가도로 언덕을 빼곤 모두가 평지이고
차량은 완전 통행금지.. 편도 3~4차로의 넓은 길에 오로지 주자들만
그리고 인도에선 그룹 단위로 시민들의 응원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쫌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물놀이 같은 단체 응원단도 여러군데 있구요
할머니들 빨간 단체복 입고 태극권 하는곳 아니면 조그만 북들고 단체무용?

주로는 상하이 번화가에서 출발하여 예전에 엑스포 했던 곳으로 구불구불 돌아 비교적 한적한 곳으로 골인하는데
주변 경치가 그리 지루하지 않고 마주 보게 되는 주자들이 많아 대체로 무난하고
그리고 식수 음료등 보급품이 좋았다고 봅니다
거리표시는 처음 발견한 곳이 4km, 그리고 6km 이후는 매 km마다 표시되어 있고
화장실도 100미터 전에 미리 예고하여 급한 주자들에겐 편리 할 것 같습니다.

출발 3시간이 넘어가자 기온은 15도 정도 되는것 같고 바람도 강해져
30km 이후는 역시 발걸음이 둔해짐을 느끼며 점차 힘들어 집니다.
한국 참가자들이 꽤 되기 때문에 서로 힘!을 외쳐 격려도 하고
또한 상하이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도 몇 명은 만나서 서로 정보도 주고 받고
힘들어도 재미나게 달릴수 있었지요
완주기록은 3시간 33분 07초 지난 춘천 대회때나 비슷 합니다.

황산을 보고싶어 김해공항을 이용했는데 동행이 양산마라톤클럽과 현대자동차 단체 여행자 들이었습니다
이분들과 어울려 새로운 마라톤 친구도 만들고 여행의 즐거움이 더했습니다
황산은 tv에서 봤던것 보다는 약간 실망이었습니다
우리가 갈수 있었던 곳이 시간 관계상 한코스 뿐이였고 또 겨울철에는 제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
서해대협곡이 안전을 이유로 등산 통제되어 있어 입구 까지만 갔다 온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도와줘서 (당초 비 온다고 예고) 엄청 고마움도 느낍니다
이곳 황산은 언제 다시 한번 오게 될까요!

다음날은 이곳 절강성 성도인 항주의 서호를 찾아갑니다.
강릉의 경포호수와 비슷한 조건? 규모는 서너배 크고 주변 경치는 아주 뛰어납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문장가들이 누구나 와서 즐기던 곳이고,
역사적으로는 중국3대 미인인 서시와 연결되어 아주 유명한 곳이랍니다
아침 7시30분이 되니 많은 배들이 일제히 움직입니다. 우리가 탑승한 단체 유람선도
지붕을 기와로 덮은 개인 유람선도 고기잡이 어부도...

호수 중앙부에 몇 곳의 섬이 있습니다. 정자각도 여럿 눈에 뛰네요
개인 유람선을 임대하여 깨스통 싣고 개 한마리 잡아 솥걸고 동동주 부어가며 하루쯤 우리클럽 야유회를 이곳에서 즐겼으면 ㅉㅉ
아마 이곳에도 항주서호마라톤클럽이 있겠지요. 우리하고 같은 호수마라톤클럽끼리 자매결연하여 술내기도 붙고 ㅎㅎ
호수 주변이 모두 산책로로 개발되어 이어져 있는데 가끔 달리는 친구도 보입니다
대략 10여km 돼 보이는데 정말로 운동화 끈 잡아 당겨 매고 싶습니다.
모든걸 아쉬워 하며 수양버들 늘어져 호수에 비친 서호 비경 한장을 카메라에 담으며
억지로 인솔자에 등 떠밀려 버스에 오릅니다.

4박5일 정성으로 도와주신 백철팀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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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달사님의 댓글

세달사 작성일

안녕하세요 이도현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년 임진년에도 건강하시고 계획하신 모든 일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내년에도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잘 하겠습니다.